고졸 취업이 확대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고등학교 재학 중 당당히 국가 직 안전행정부 9급 공무원 공개 채용시험에 합격한 학생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의령고등학교(교장 이은식)건축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지원(사진)군이다. 이군은 안전행정부가 시행하는 2013년 지역 인재 9급 공무원 시험 일반 토목 직에 당당히 합격했다.
최종 채용 인원이 전국에 5명인 가운데 토목 직으로는 유일하게 경남에서 혼자 합격의 영광을 누리는 기염을 토했다.
의령고 건축과는 고교 직업 선진화 방안에 의해 2011년 기존 종합고등학교에서 인문계고교로의 전환이 승인이 되었으며, 특히 2013학년도를 끝으로 폐과가 되고 3학년 3개 반 9개 학급의 일반계고등학교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이뤄낸 값진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의령고 건축과는 1979년 1기를 시작으로 2013학년도 35기를 마지막 졸업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과정에 대미를 중앙부처 공무원 합격이라는 유종의 미로 마무리하게 됐다.
이군은 의령고 건축과라는 특성화 전문계열학과(구 실업계)로 진학했지만 전공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대단해 지적, 측량, 건설재료시험, 콘크리트, 전산응용건축제도, 건축도장기능사 등 재학 중 6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또 끊임없는 자격 취득과 자기 목표 설정을 통한 자기주도적 학습과 의령군 4-H 활동을 통한 봉사를 실천하는데도 앞장서는 등 지·덕·체를 모두 갖춘 모범적인 학생으로 이번 합격의 영광을 안고 공직에 진출하게 됐다. 졸업과 동시에 2014년 3월부터 안전행정부 소속으로 임용돼 근무하게 된다.
건축과 3학년 김윤한 담임교사는 “시골 학교라는 정보 부족의 문제와 폐과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큰 목표를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준 지원이가 고맙게 짝이 없다”며 “지난해 의령고의 한국토지주택공사(건축과 강태훈), 한국철도시설공단(건축과 유도영)등 연이은 공기업체 합격에 이어 이번에는 국가고시라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 공직에 임용돼 진출하게 된 것은 정말 가슴 벅차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또 “평소 가르침에 잘 따라준 학생들에게 대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건축과이지만 건축만을 가르치기보다 측량, 지적, 철도, 잠수 등의 토목 분야도 폭넓게 수업하고 자격증 취득에 힘쓴 것이 이번 합격에 안성맞춤 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는 이어 “2013년을 마지막으로 의령고에서 건축과가 폐과 된다”며 “나는 다른 학교로 옮겨서도 열의를 다해 지도하고 학생들은 스스로가 소중한 땀의 결과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