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사(巳)는 똬리를 튼 뱀의 형상으로 일어선다는 기운의 의미로 사시(巳時)도 하루 중 가장 기운차게 일어서는 오전 9시부터 11시 사이를 가리킨다. 정치, 경제, 사회에 걸쳐 불확실성의 증가로 고성장의 기억이 까마득한 옛날로 멀어지고 있는 저성장 시대에 국가, 기업, 개인 모두가 마음의 거품을 가라앉히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기지개를 켜며 일어서고자 했던 한 해 였을 것이다.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기운이 감지된 2013년에는 고슴도치처럼 날이 잔뜩 선 사람들이 서로의 신경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거리두기를 시도하여 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계사년(癸巳年)에 과연 우리 지역에서 일어선 자는 누구이고, 마냥 똬리를 틀어야 했던자는 누구였을까?
2014년은 정치권의 최대 이슈가 6월 4일 지방선거이다. 지역기초단체장과 시· 군의원의 4년 임기(2014.7.1~2018.6.30)를 결정짓는 선거가 있다. 과거 어느 해도 어려움에 대한 예고없이 지나친 적이 없었다. 해뜨기 전 새벽은 하루 중 가장 어둡다. 한편으로는 밝아진 여명에 대한 기대로 가장 가슴 벅찬 순간이기도 하다. 기나긴 위기상황을 견뎌오는 동안 우리 사회는 또 다른 위기 역시 담담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학습 해 왔다.
바야흐로 급격한 성장도, 대단한 변화도 기대하기 어려운‘대감속의 시대’다. 고속성장이
라는 연극은 막을 내렸지만, 새로운 방책을 연구하다 보면 예상 밖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희망이란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하였다. 수많은 불안요소를 안고 2014년을 맞이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새로운 기대가 꿈틀거리고 있다.
2014년 靑馬는 저 넓은 푸른 초원 위를 힘차게 달릴 것이다. 인간이 탈 수 있는 동물 중에서 가장 빠르게 달리는 동물이라 오랫동안 우리에겐 최고의 이동수단 이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이름인 에쿠스, 포니, 갤로퍼가 말에서 나왔고, 세계적 스포츠카인 포르쉐porsche나 페라리ferrari도 야생마를 문양으로 말이 가지는 이미지는 변화와 자유, 소통 등의 의미로 매우 역동적이다.
말은 매우 현명한 동물로‘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의 노마지지馬之智라는 고사성어나, 말 위에서 잠든 김유신을 천관녀 집에 데리고 갔다는 말의 이야기에서 유추하듯 말은 지혜로운 동물이다. 또 주인과 함께 전장을 누비며 생사를 함께하고 전과戰果를 올리는 용맹한 동물로 말은 의리도 있고 충성스런 동물이기도 하다.
말은 부귀와 존엄을 상징하는 고귀한 동물로 영국에서 왕족들의 전유물인 로열 애스콧royalascot 승마 축제나 귀족들이 벌이는 폴로 경기에서 그런 전통의 의미를 찾을 수 있
다. 세계의 수많은 사치품 브랜드에도 말,기수, 마차 등을 심벌로 사용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랜드 분석센터의 2014년 10대 소비트랜드 키워드 모음에서는 말중에서도‘다크호스’dark horses를 선정했다. 다크호스는 경마 용어로 날개를 가진 자유로운 영혼의 말 페가수스, 몰래 숨어들어 적진을 함몰시키는 트로이 목마 등 말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를 검토한 결과물로 선택된 키워드가 아닌가 싶다.
2014년 다크호스와 연관된 테마의 색깔은 파랑으로 갑오년이 푸른 말을 뜻하기 때문에 청바지에 사용되는 인디고indigo블루를 선정 한 것 같다. 푸른색은 긍정과 부정의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자유, 냉정, 평온, 젊음, 희망 등을 나타내는 색으로, 성모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할 만큼 신비롭고 고결한 색이기도하다.
파랑은 냉정하고 차가운 색으로 ‘기대와 우려의 교차’라는 다층적 의미로 이중성을 안고 있는 색으로도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바지는 1970년대 이후 통기타, 생맥주와 함께 청년문화의 심벌로 자리 잡았다. 저항, 변혁, 자유, 진취성의 인디고 블루와 데님(청바지)의 특성을 고려한 2014년 갑오년의 10대 소비트랜드 키워드에 DARK HORSES를
선정한 내용을 살펴보면
①참을 수 있는‘스웨그’의 가벼움(Dear, got swag),
②몸이 답이다(Answer is in your body),
③초니치, 틈새의 틈새를 찾아라(Readbetween the ultra?niches),
④‘어른아이’40대(Kiddie 40s),
⑤하이브리드 패치워크(Hybrid patchworks),
⑥‘판’을펼쳐라(Organize your platform),
⑦해석의 재해석(Reboot everything),
⑧예
정된 우연(Surprise me, guys!),
⑨관음의시대‘, 스몰브라더스’의역습(Eyes onyou, eyes on me),
⑩변화구 보다 직구로 말해요(Say it straight)로 제시된 키워드가 감성적으로 우리들에게 가장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서울대 소비트랜드 분석센터에서 제시한 것 같다.
언제나처럼 위기감과 희망이 교차한다.
2014년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도 크게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각종 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위축된 소비심리는 쉽사리 기지개를 켜지 않을 것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국가 간 신경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가운데, 우리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집단 간 분쟁도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은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해로 선거철만 되면 흑색선전과 유언비어 등 주인 없는 말들이 허공에 떠
도는 현상을 우리는 많이 겪어 왔을 것이다. 2014년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세상을 살다보면 변화구의 말보다 직구가 시원스런 맛은 있지만, 이 또한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폭로형 직구가 마녀사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 모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1인 미디어 시대로 자신의 의견을 게재할 수 있다는 점은 자유自由와 방종放縱을 동시에 허락하지만, 목적과 방법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본다. 목적이 피해자에 대한 정의구현에 있더라도 가해자 역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 줘야 하는 한 사람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피해자의 분노를 생각하자면 철저한 응징이 마땅하지만 그 수위는 어디까지나 2차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를 지켜야 할 것이다.
SNS를 통한 폭로의 장인 개인미디어가 막말을 쏟아내는 환경을 조장하는 공간으로 전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의식 있는판단과 언행만이 진정한 소통을 이끌 수
있고, 그것이 바로 호감형을 듬뿍 안은 직구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되새겨야 할 것이다.
뜨거운 변화의 와중에도 이 새로운 甲午年이 제2의 갑오경장과 같은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 해 보면서, 2014년 어려운 시기를 명쾌하게 극복하고 승리를 꿈꾸며 달리는 당신만의‘DARKHORSES’를 기대하며, 그동안 헝클어진 실타래를 시원스런 돌직구로 솜씨 있게 풀어내는 쾌도난마快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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