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박경수
1910년 8월 22일 오후 1시 창덕궁 흥복헌에서 순종이 참석한 가운데 의전회의가 열렸다.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 어전회의였고, 대한제국의 마지막이 된 날이다.
순종은 떨리 소리로‘짐은 동양의 평화를 공고히 하기 위해 한∙일 양국의친밀한 관계로서 서로 협력하여 일가가됨은 서로 만세의 행복을 도모하는 소이로 생각하고 이에 한국의 통치를 통틀어짐이 매우 신뢰하는 대일본 황제에게 양도할 것을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그리고 곧이어 전권을 위임받은‘이완용’은 통감‘데라우치’를 만나 조약 문서에 조인한다.
제1조=한국 황제 폐하는 한국정부에관한 모든 통치권을 영구히 일본국 황제폐하에게 양여한다. 제2조=일본국 황제폐하는 전조에 게재한 양여를 수락하고전 한국을 일본제국에 병합함을 승낙한다.
대한민국 마지막은 이렇게 어이없이 사라져 갔다. 그러나 나라가 망가져 간 것은 이때보다 훨씬 앞서서였다. 1907년정미조약으로 사법권과 행정인사권을 넘겨줬을 때 이미 국권은 상실되었고, 그보다 앞선 1905년 을사보호조약을 맺기이전부터 나라는 절단되고 있었다.
결국 나라를 버린 책임이 매국의 오적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대신들,그리고 고종과 순종에게도 있었으니 통탄할 수밖에 없다.
무기력한 순종은 대신들에게 놀아났고,고종은 말하길“합병은 천명이다.”고 하며 탄식만하고 있었다. 즉 우리의 불행은 매국대신들과 무능한 통치자를 지도자로 모셔야 했던 것이 불행의 원인이 되었다.
통치자의 뛰어난 지도력, 높은 국민의식, 그리고 굳건한 국력이 있었다면 나라는 온전히 지켜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도력, 국민의식, 국력 어느 것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으니 오늘날 우리는 더더욱역사 속에서 배우고 교훈을 찾아야 한다.
각종 선거에서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가 경영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정치 지도자들은 그 어느 누구보다 국가관과 비젼은 확고하고 국민과 나라를 취한 것이어야만 한다.
이제부터라도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자신을 속이고 있지는 않는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진리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닌가, 정의를 잃고 있는 건 아닌가, 다시 결심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지도자들의 가장 근본적이고 인간다운 가치일 것이다.
국가관과 가치관이 국민을 위한 것이못되면 아무리 좋은 제도와 법 그리고 환경이 마련된다 해도 직책이나 권력이 악용되어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이 참된‘나’인가, 무엇이 참된‘명예’인가, 무엇이 참된‘행복’인가, 무엇이 참된 국민을 위한 것인가, 무엇이참된 나라를 위한 것인가.
유능하되 국가관과 가치관, 철학이 확고한 지도자가 되어야만‘나리일’을 맡길 수 있겠다는 느낌 때문이다.
무엇이 되어야 하겠다는‘위인지학’은넘쳐 있어도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위기지학’은 거의 없었다.
특히 국가경영에 참여하는 있는 많은지도자들은 이제부터라도 자기를 바르게크게 변화시키는 숨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훌륭한 지도자는 주변의 어떤제재와 여론의 비난을 받기 전에 자기 양심이 제재를 받아들인다.
즉, 일을 당하기 전에 양심에 비추어사전에 예방하기 때문에 당당하고 떳떳할 수밖에 없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역사 속에서‘참’을 알고‘거짓’이 솟아나지 못하게 깨어있는 국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